대규모 식민지 개척 임무를 맡은 커버넌트 호는 저체온 동면 중은 승무원과 개척민, 배아 그리고 인조인간 월터(마이클 패스밴더)를 싣고 오리가에-6 행성으로 향하던 중 사고로 선장이 죽고 1등 항해사인 오람(빌리 크루덥)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그렇게 항해를 이어가던 중, 커버넌트 호에 익숙한 노래가 섞인 정체불명의 신호가 잡힌다. 예상 외의 장소에서 흘러나오는 의문의 신호에 오람은 방향을 바꿔 미지의 행성으로 향한다. 그곳에 도착한 대원들은 생명을 찾아 행성을 탐사하는데, 어딘가 미심쩍은 행성이 그들을 맞이한다.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한국에서 2017년 5월 9일에 개봉하여 에일리언 시리즈의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전편인 <프로메테우스>의 감독이었던 리들리 스콧이 후속작인 이 <에이리언: 커버넌트>도 제작했다. 또한 <프로메테우스>에서 데이빗 역할로 활약했던 마이클 패스밴더도 이번 영화에서 1인 2역을 맡으며 다시 한 번 출연한다. 여담으로 <프랜샌던스>를 쓴 잭 파글렌과 <그린 랜턴: 반지의 선택>을 쓴 마이클 그린이 각본 담당이라고 해서 팬들의 우려가 상당했는데, 이들이 스토리 담당으로만 남아있어서 그런지 우려와는 다르게 스토리가 잘 뽑혔다고 한다.
이 영화는 개척지로 향하던 커버넌트 호의 승무원들이 가기로 예정되지 않은 행성이 들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SF 어드벤쳐 영화이다. 전작인 <프로메테우스>의 뒷내용에 해당하는 영화로, 창조자를 찾아 떠난 엘리자베스 쇼와 데이빗의 영화 속 이야기 이후의 거취가 드러난다. 나름의 철학을 담고 있었던 <프로메테우스>의 후속작 답게 <에이리언: 커버넌트>도 그 철학을 잇는 이야기를 다룬다. 이 철학이 빈약하다는 평도 있지만, 이 정도의 철학도 없는 영화보다는 분명 나으며, 사실성이 뚝뚝 묻어나는 비주얼에서 오는 분위기는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 개연성 없는데 재밌어 vs 재밌는데 개연성 없어
영화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그러지 않아도 될텐데 개연성 없고 암걸리는 고구마 전개까지 전작을 그대로 따라갔다. 발암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도 그대로다. 약간의 상식만이라도 있는 사람이면 절대로 하지 않을 행동을 누구보다 조심스러워야 할 개척지 탐사대원들이 서슴없이 저지른다. 누가봐도 무리인 전개로 <프로메테우스>에서 뭇매를 맞아 놓고선 또 이러한 행보를 보인 이유가 궁금하다. 우주선이 고장나서 원래 목적지로 가지 못하게 되었다는 등 무난하게 넘어갈 수 있을 부분에 왜 굳이 무리수를 두었는지 이해가 안 간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영화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재밌다. 방금 언급한 말도 안되는 억지 전개와 답답한 발암 캐릭터들의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재밌다. 전작에서 개연성이 없다는 단점을 가지고 왔지만 동시에 관객을 흡입하는 압도적인 분위기도 가지고 왔다. 사실성과 신비로움 두가지를 모두 잡은 기묘한 연출과 철학을 담고 있어 무거워 보이는 주제가 결합되어 관객을 빨아들인다. 데이빗(마이클 패스밴더)의 충격적인 행보도 영화에 대한 흥미를 끌어올린다.
이처럼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장점과 단점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영화이기 때문에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편이다. 영화 스토리 전개에 신경을 많이 쓰는 사람이라면 영화가 굉장히 답답하게 느껴질 것이고,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나 몰입감을 중요하게 보는 사람이라면 영화에 푹 빠져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시리즈의 다음 작품에 대한 강한 기대를 심어주기 때문에 에이리언 시리즈를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안 보고는 못 배길 것이다.
영화 <에이리언: 커버넌트> 처음에는 철학적인 이야기를 던져서 생각을 하게 만들어놓고, 후반에는 별 생각없이 즐기게 만든다. 그래서 영화의 철학이 빈약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이 영화에서는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한 것 같다. '에이리언'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철학을 기대하는 관객보다는 특유의 긴장감과 분위기를 기대하는 관객이 많은데, 이를 겨냥해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영화에 무게감을 더해줄 적당한 정도로만 철학을 다루었기 때문이다. 재미없는 것 같다가도 재미있는 이 영화, SF 장르나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에이리언의 시작 ‘프로메테우스’리뷰 - https://nunoex1978.tistory.com/m/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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