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은 과연 미덕일까? 외모에 대한 찬사가 금기시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불안과 강박이 최고조에 이를 때마다 식욕을 잃어요.” 서른 살의 어느 여인은 불안과 강박 장애를 치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이동을 제한했을 때는 극심한 공포에 시달리면서 체중 감소를 겪기 시작했습니다. 체중계 숫자가 심각하게 줄었습니다. 식욕 저하로 인한 속 쓰림부터 만성피로까지, 증상은 다양하게 이어졌다. 정신적 고통을 받는 속사정도 모른 채 사람들은 외모에 대한 과도한 칭찬을 쏟아냈다. 당혹스럽기는 했지만 처음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살이 빠지니 보기 좋다며 칭찬을 건네더군요. 그럴 만도 해요. 제 머릿속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사람들은 모르니까요.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에 그저 건강을 위해 홈 트레이닝을 열심히 했을 거라 여겼겠죠. 그런 칭찬이 듣기 좋을 때도 있지만 제 자신만은 얼마나 암울하고 건강하지 못한 상태인지 잘 알죠.”
수많은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한 이 섬뜩한 바이러스는 많은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을 송두리째 바꿔놓았습니다. 우리 몸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영업, 출입 제한이 발효된 동안 일어나는 체중 변화는 지극히 정상입니다.
실제로 체중 변화는 일생에 걸쳐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일이죠. 먹는 것, 몸을 움직이는 방식 등에 에너지의 대부분을 쏟고, 건강을 적극적으로 신경 쓰는 시대에 살고 있으니까요. 본질적으로 그런 변화는 건강에 해롭지 않아요.” 식이 장애와 체형에 관한 불안을 전문으로 다루는 영양학자 에밀리 머레이(Emily Murray)가 말을 이었다. “그러나 건강한 다이어트가 아닌 스트레스와 밀접하게 관련된 체중 감소를 조심해야 합니다. 불안감과 우울증은 모두 식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규칙적인 식사 습관을 지키기가 어렵기 때문이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먹는 양을 극도로 제한하는 거식증, 폭식한 뒤 일부러 구토하거나 배설하기 위해 약을 오용하는 폭식증, 과식 장애 같은 섭식 장애를 앓는 환자들이 늘 것이다. 매사추세츠종합병원의 섭식 장애 임상 & 연구 프로그램 심리학자이자 하버드대학교 정신의학과 교수 켄드라 베커(Kendra Becker)가 설명했습니다. “유쾌하고 즐거운 활동, 친구들과 교류, 사회적 도모의 기회가 줄어든 것이 때때로 폭식이나 식단 제한과 같은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섭식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외모의 변화를 지적하는 것은 체중이나 외모에 자존감과 자신감을 집중시킬 수 있으며, ‘한 사람의 가치를 정의하는 데는 외모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문제적 인식을 재차 확인하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섭식 장애를 앓는 사람들은 자기 몸을 매우 불만족스러워하며, 체중 감량에 대한 칭찬은 해로운 식습관을 더 강화합니다.” 하버드대 켄드라 베커 교수가 단호히 말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봅시다. 하루에 한 번은 체중, 체형, 외모에 대해 논의하지 않나? 문화적 차원에서 생긴 가장 미묘한 것 중 하나가 체중 감량에 관한 칭찬이지만 때론 모욕적으로 들릴 수 있는 역설적 현상입니다 특히 전례 없던 위기의 시대에는 더 그런것입니다. “사람들은 ‘전보다 더 좋아 보인다’는 칭찬을 넌지시 던지죠. 그러면 의아해합니다. ‘내가 전에는 어떻게 보인다고 생각한 거지?’” 에밀리 머레이가 말을 이었습니다 “체중 감량에 관한 ‘칭찬’이 지닌 가장 해로운 단점은 말을 건네는 사람도 무엇에 대해 칭찬하는지 절대 모른다는 점입니다. 상대방이 만성질환이나 섭식 장애를 앓는지, 슬픈 일을 겪은 것은 아닌지, 심지어 살을 빼려고 노력한 결과인지 모를 수도 있죠. 그렇기 때문에 체중에 관한 칭찬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아요.”
상대방이 외모에 대해 칭찬을 시작한다면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모를 수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체중의 변화를 적절한 대화 주제로 여긴다면 그 이유를 고민하고, 대화를 새롭게 재구성하는 것이 문제점을 해결하는 가장 적절한 출발이다. “사람들이 다이어트를 많이 하는 문화에서 체중에 대한 이야기는 사회 통념과 관련되어 있죠. 스스로 강박적인 생각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해요.”
혼돈의 시기에 스트레스로 인한 식욕 증진이나 저하, 식이 장애를 겪고 있나? 혼자만의 고민이 아닙니다. “우리는 힘든 시대에 살고 있어요. 도움이 필요하다면 숨기지 말아야 해요.”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모두가 다른 방식으로 이 어려운 시기를 받아들이며, 주위 사람들이 어떤 일을 겪는지 제대로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가족과 친구에게 안부를 묻는 것이 몸무게에 집중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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