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라는 매체를 바라보는 자의식적 사유.크리스토퍼 놀란의 프레스티지.
줄거리
세기의 전환을 맞아 격동적인 변화가 일던 1900년대 말 런던은 최고 상류층에서 마술사가 태어났고 사회에 마술이 널리 퍼져있던 시대이다. 로버트 앤지어(휴 잭맨)는 상류층 집안에서 자란 쇼맨십이 강한 마술사. 반면 고아로 자라 거친 성격에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알프레드 보든(크리스찬 베일)은 자신의 마술 아이디어를 남들에게 보여 줄 배짱은 없지만 누구보다도 뛰어난 재능을 가진 천재이다. 두 사람은 서로를 아끼는 친구이자 최고의 마술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선의의 경쟁자. 그러나 그들이 최고라 자부했던 수중마술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로버트는 아내 마저 잃고 두 사람은 철천지원수로 돌변한다. 어느 날, 알프레드가 마술의 최고 단계인 순간이동 마술을 선보이고 질투심에 불탄 로버트 역시 순간이동 마술을 완성한다. 상대방 마술의 비밀을 캐내려 경쟁을 벌이면서 주변 사람들의 생명마저 위태롭게 만든다. 로버트는 알프레드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자신의 조수이자 사랑하는 여인 올리비아(스칼렛 요한슨)를 알프레드에게 접근하게 만든다. 올리비아는 로버트를 사랑하는 마음에 로버트의 라이벌인 알프레드와 생활하게 되고, 점점 그에게 빠져든다. 그들의 위험한 경쟁은 멈출 줄을 모르고 이제 서로를 죽이려고 까지 하는데... 그리고 점점 밝혀지는 진실! 그들의 마술, 그들의 관계, 그들의 인생에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놀라운 진실이 숨겨져 있었다!
1. 관객들의 호기심으로 바라보는 눈빛과 순간이동 후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희망하는 단순한 욕망이 빚어진 삐뚤어진 경쟁심을 그린 영화.
2. 무엇이 사실인지를 끝까지 의문부호를 만들어내는 영화.
3. 영화 제목과 같이 "명성"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집착하고 젊을 때의 집착이 파멸을 가져오게 만든 비극적 결말
4. 호화 케스팅이 보여주는 뛰어난 연기대결이 볼만한 영화
<배트맨 비긴즈>(2005)와 <다크 나이트>(2008) 사이에 위치하는 이 영화 <프레스티지>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생각하는 '영화'에 대한 사유로 가득한 영화이다. 즉 크리스토퍼 놀란은 이 영화에서 '마술'과 '마술사'라는 소재를 이용하여, 영화란 무엇이며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를 스스로에게 묻고, 또한 관객에게 자신의 생각을 내보인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19세기 말의 런던. 영화는 마술사 앤지어가 마술 공연을 하던 도중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건이 과거엔 친구였지만 지금은 라이벌인 마술사 보든이 저지른 짓으로 밝혀지며, 그가 사형선거를 받는 것으로 시작된다. 영화는 다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마술사로서의 삶을 사는 앤지어와 보든의 협력과 불화의 이야기가 펼쳐지며, 끊임없이 서로가 서로를 속이는 가운데 벌어지는 이야기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펼쳐보인다.
사실 이 영화 <프레스티지>에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메멘토>(2000)에서 보여주었던 '이야기'의 힘을 중심으로, 이후 그의 영화적 장기로 작용하는 특수효과의 사용을 '아주 살짝'만 얹어 넣는다. 그래서 영화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두 인물 앤지어와 보든의 경쟁 관계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로 만들어 관객과의 두뇌 싸움을 벌이며, 관객은 이러한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게 된다.
또한 크리스토퍼 놀란은 마치 영화가 마술과 같은 부류에 속한다고 단언하듯이, 영화라는 매체를 정의내린다. 즉 이 영화 속에서 표현되는 '마술'은 사실 '트릭'이다(단, 앤지어가 테슬라로부터 얻은 기계를 사용한 마술(?)만을 제외하고는). 트릭이라 함은 '불가능'이 '가능'해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존재하는 것을 관객이 모르게 하는 것일 뿐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영화라는 매체 또한 '불가능'이 '가능'해지는 매체라기 보다는, 관객이 인지하지는 못하지만, 사실로써 존재하는 무엇인가를 마치 '불가능의 가능'인 것처럼 보여준다는 것과도 일맥상통한 것이다. 그래서 감독은 이 영화 속에서 마술쇼의 백스테이지를 보여주며 마술사의 노력 등을 보여주며, 현재의 영화 또한 이런 사실과 무관하지 않음을 강조하고 있는 듯하다(게다가 테슬라에 의해 발명된 기계의 진정한 기능인 '복제'는 영화의 성격에 대한 은유에 가깝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영화감독이 '영화'라는 매체를 바라보는 자의식적 사유가 얼마나 영화를 통해 잘 드러나는 것에 있느냐가 아닐까 싶다. 즉 관객이 충분히 즐길 수 있고, 이를 만드는 사람이 충분히 자신의 생각을 담을 수 있다면, 이렇게 완성된 영화는 충분히 좋은 영화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이 영화 <프레스티지>는 충분히 자신의 영화적 몫을 했다고 생각한다(다만 영화 포스터의 애매모호함으로 인해 충분히 당시와 아직까지도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아쉬울 뿐이다).
1. 관객들의 호기심으로 바라보는 눈빛과 순간이동 후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희망하는 단순한 욕망이 빚어진 삐뚤어진 경쟁심을 그린 영화.
2. 무엇이 사실인지를 끝까지 의문부호를 만들어내는 영화.
3. 영화 제목과 같이 "명성"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집착하고 젊을 때의 집착이 파멸을 가져오게 만든 비극적 결말
4. 호화 케스팅이 보여주는 뛰어난 연기대결이 볼만한 영화
한 가지 과학적 사실에 관심을 더 갖게 되었다.
자동차 이름으로도 알려진 테슬라와 에디슨이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에 등장한 니콜라 테슬라(1856-1943, 크로아티아 태생)와 토마스 에디슨(1847-1931)은 동 시대의 경쟁자입니다. 교류송전방식을 고집한 테슬라, 직류송전방식을 고집한 에디슨.
에디슨 연구소에 일하던 테슬라는 획기적이 발명품을 만들면 거액을 받기로 했지만 에디슨은 자신의 말을 농담이었다고 하며 약속을 어긴다. 이때부터 두 사람은 악연이 시작된다. 에디슨은 99%의 노력과 1%의 영감의 말이 말해주듯 수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성공하고 상용화에 노력한 반면, 테슬라는 직관과 이론적인 측면을 중시하여 에디슨의 방식을 좋지 않게 생각했다.
또한 두 사람 모두 노벨상을 공동 수상할 수 있었지만 에디슨이 거부했다는 설과 테슬라가 과학자인 자신이 발명가인 에디슨과 같이 받을 수 없다고 거부했다는 이야기도 이야기도 있다. 발명가로 상업화하는 사업가로서의 능력이 있던 에디슨에 비해 테슬라는 과학자로서의 삶에 의미를 두어 늘 경제적으로 어려웠다고 한다.
프레스티지 영화를 보면 위대한 픽션이지만 위대한 순간이동장치를 만들고도 그대로 떠나버리는 테슬라나 자신이 하지 못한 전류송전방식으로 그것을 만드는 것을 감시하고 파괴하는 에디슨쪽 사람들의 모습은 어느정도 이들의 삶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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