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보도내용.
렘데시비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분명한" 증거가 있다고 미국 보건 관계자들이 말했다.
세계 곳곳의 병원에서 실시한 임상 실험에서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 증상의 지속기간을 15일에서 11일로 단축했다.
실험의 전체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실험 결과가 사실이라면 "환상적인 결과"라면서도 코로나19에 대한 "만능 약"은 아니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치료제는 인명을 구하고 병원 부담을 덜면서 봉쇄를 어느 정도 해제할 수 있게 만들 전망이다.
렘데시비르는 본래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됐다. 항바이러스제로 인간의 세포 속에서 바이러스가 복제되는 데 필요한 효소를 공격한다.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가 실시한 이번 실험에는 1063명이 참여했다. 어떤 환자에게는 렘데시비르를 주고 다른 사람에겐 가짜 약(플라시보)을 처방했다.
NIAID 소장인 앤서니 파우치 박사는 말했다. "실험 데이터는 렘데시비르가 완치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는 데 유의미하고 긍정적이며 분명한 효과가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그는 실험 결과가 "코로나바이러스를 막는 약"이라는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우리가 이제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다"는 전망을 열었다고 말했다.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에도 효과가 있는지는 분명치 않다. 렘데시비르를 투여한 환자의 사망률은 8%였으며 가짜 약을 처방한 환자의 사망률은 11.6%였으나 이 결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 연구자들이 이 차이로 효과가 있었다고 보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지도 분명치 않다. 어차피 회복될 수 있는 사람에게 그 기간만 단축해주는 것인가? 아니면 환자에게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한 상황을 막아줄 것인가? 렘데시비르는 젊은 사람과 노인 중 누구에게 더 효과적인가?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중에는 누구에게 더 효과적인가? 바이러스가 환자의 몸 안에서 최대치에 다다른다고 여겨지는 감염 초기에 치료를 받아야 하나?
실험의 전체 결과가 공개되면 이런 질문들이 중요해진다. 인명을 구하는 것은 물론이고 봉쇄를 해제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에서 이 실험을 감독한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의 임상실험연구소장 마헤시 파르마 교수는 말했다. "이 약이 보다 널리 사용할 수 있으려면 많은 것들이 필요합니다. 규제 당국이 실험 데이터와 결과를 평가해야 하고 여러 나라 보건당국들도 같이 평가해야 해요."
"당국의 평가가 진행 중일 때 이번 실험에 대한 보다 장기적인 데이터를 얻어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도 막을 수 있는지 등에 관해서도 알 수 있을 겁니다."
만일 치료제가 중환자실 치료의 필요성을 막을 수 있다면, 의료 체계의 붕괴 위험은 줄어들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할 필요성도 줄게 된다.
세계 최대 규모의 코로나19 치료제 실험을 실시 중인 옥스포드대학교의 피터 호비 교수는 말했다. "전체 결과를 봐야 합니다만 만일 확인이 된다면 환상적인 결과일 것이고 코로나19와의 싸움에도 아주 좋은 소식이 되겠죠."
"다음 단계는 전체 데이터를 받고 공정하게 렘데시비르를 얻는 방법을 마련하는 겁니다."
렘데시비르에 대한 이번 미국 실험 결과는 같은 약물에 대한 중국의 실험 결과와 같은 시기에 나왔다. 저명한 의료 저널인 랜싯에 실린 중국의 실험 결과에서는 렘데시비르가 효과가 없었다고 나왔다.
그러나 중국의 실험은 완전한 것이 아니었다. 우한시의 봉쇄령 때문에 실험에 필요한 환자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번 실험 결과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며 아직 코로나19에 입증된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렘데시비르 사용 승인이 보다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습니다." 케임브리지대학병원의 감염병 전문가 바박 자비드 교수는 말했다.
"그러나 실험은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렘데시비르가 만능은 아니라는 걸 보여줍니다. 치료로 인한 생존율은 30%였어요."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연구되고 있는 다른 약물에는 말라리아와 에이즈 치료제가 있다. 이 치료제들은 바이러스를 직접 공격하거나 면역체계를 진정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항바이러스제는 발병 초기에, 면역 치료제는 발병 후기에 보다 효과적일 것으로 여겨진다.
렘데시비르가 3단계 임상실험에서 코로나19 치료에도 뛰어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고 있다. 16일 미국 메디컬매체인 ‘스탯 뉴스’에 따르면 시카고대학에서 진행한 3단계 임상시험 결과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들 대부분이 렘데시비르 치료 이후 열과 호흡기 증상이 크게 완화해 1주일도 되지 않아 퇴원했다.
시카고대는 상태가 위중한 113명의 환자를 포함해 코로나19 환자 125명을 모집해 임상실험을 진행했다. 모든 환자들은 매일 렘데시비르를 투약받았다. 시카고대 연구진은 고열로 고통받던 환자들이 약을 투약하자 대부분 열이 급속도로 내렸고, 인공호흡기를 끼고 있던 일부 환자는 투약 하루만에 자가호흡이 가능해졌다고 전했다. 그 결과 대부분이 6일째 퇴원했으며 3명만이 그 이상의 치료 기간이 필요했다. 사망자는 두명이었다.
렘데시비르란?
렘데시비르(Remdesivir, 개발명 GS-5734)는 특정 뉴클레오티드 유사체 프로드러그로 만들어진 항바이러스제이다. 원래는 길리어드 사이언스 사가 에볼라 출혈열과 마버그 바이러스 치료를 위한 약품으로 개발했으나[1] 이후 여러 실험에서 단일 가닥 RNA 바이러스인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 후닌바이러스, 라사열바이러스, 헤니파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MERS 및 SARS 바이러스 포함)의 항바이러스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2] 후속 연구에서는 코로나-19 (COVID-19),[3] 헤니파바이러스 질환[4][5]을 포함한 다양한 코로나바이러스 계열 바이러스 질환에 치료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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