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매너를 중요시하는 경기다. 매너가 없는 골퍼는 누구로부터도 환영받지 못한다. 때로는 매너 없는 골퍼가 페널티를 받기도 한다. 경기 도중 큰 실수를 해 타수를 많이 잃은 선수가 화를 참지 못하고 자신의 클럽을 부러뜨려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올 시즌 PGA 투어와 LPGA 투어에서 일어났던 골프 매너 관련 장면들을 살펴보자.
홧김에 퍼터 망가뜨린 김시우,
마스터스 토너먼트 2라운드 15번 홀에서 홧김에 퍼터 망가뜨린 김시우, 남은 4홀 내내 우드로 퍼팅 PGA 투어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열리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단단하고 빠른 유리알 그린'으로 악명 높다. 그린의 경사도 워낙 심해 거리 조절을 잘못하면 처음 퍼팅 거리보다 훨씬 더 멀리 굴러가기 일쑤다.
이곳에서 김시우는 2라운드 15~18번 홀 네 홀 연속 3번 우드로 퍼팅하는 진기명기(?)'를 펼쳤다. 네 홀 모두 투 퍼트로 파를 잡았지만, 두 차례는 퍼터를 썼다면 버디를 잡을 수도 있는 4m 안팎 거리여서 아쉬웠다.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자 홧김에 자신의 퍼터를 망가뜨렸기 때문이다.
김시우는 15번 홀(파 5)에서 퍼팅 차례를 기다리다 퍼터를 바닥에 내리쳤는데 샤프트가 심하게 휘어지면서 못쓰게 됐다. 14번 홀에서 3 퍼트로 보기를 한 데 이어, 전날 칩샷을 하다 공을 물에 빠트렸던 15번 홀에서 칩샷이 홀을 한참 지나가 프린지까지 굴러가자 분을 참지 못했던 것 같다.
김시우가 퍼터를 교체하지 못한 데는 이유가 있다. 골프 규칙은 라운드 하는 동안 클럽이 손상된 경우 원칙적으로 다른 클럽으로 교체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외부 영향이나 자연의 힘, 다른 누군가(플레이어와 플레이어의 캐디는 제외)에 의해 손상된 경우는 교체할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이 손상시켰을 땐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세계 골프 규칙을 관장하는 R&A와 USGA는 2019년 골프 규칙을 대폭 완화하면서 라운드 도중 납득할 이유로 클럽이 부러지거나 심하게 손상된 경우 교체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로컬룰을 도입했다. 세계 대부분 프로골프 대회가 이 로컬룰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경우에도 플레이어가 홧김에 클럽을 망가뜨리거나 함부로 사용하다 손상된 경우는 제외된다.
장타자 브라이슨 디 샘보는 지난해 8월 PGA챔피언십 1라운드 도중 드라이버를 치고 난 후 티를 줍기 위해 클럽을 바닥에 가볍게 댔는데 샤프트에서 헤드가 떨어져 나간 적 있다. 의도적이지 않았고 함부로 클럽을 다룬 것도 아니어서 디 샘보는 곧바로 준비해 간 샤프트로 교체할 수 있었다.
400야드 장타를 치겠다며 몸무게를 20kg이나 불린 그는 드라이버 2개와 샤프트 3개를 추가로 갖고 다닌다. 김시우의 경우, 손상된 퍼터로 계속 퍼팅을 하거나 시간 지체 없이 원래 그립과 샤프트와 클럽 헤드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수리하는 것은 가능했다. 그런데 김시우는 남은 클럽 중 왜 3번 우드를 퍼터 대용으로 썼을까. 김시우는 “웨지는 퍼팅 때도 스핀이 걸리기 때문에 오거스타처럼 빠른 그린에서는 컨트롤하기 힘들어 3번 우드로 퍼팅했다"라고 밝혔다.
김시우는 3라운드를 앞두곤 용품 후원사로부터 긴급 공수된 퍼터를 사용했다. 아무리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더라도 자신의 화를 참지 못하고 클럽을 부러뜨리면 어떤 결과가 온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김시우도 이번 일로 여러 가지 느꼈을 것이다.
김시우, 55초간 볼이 홀에 들어가는 것을 기다렸다가 1 벌타 받아.
김시우는 4월 18일(한국 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턴 헤드의 하버타운 골프 링크스에서 열린 PGA 투어 RBC 헤리티지' 3라운드 3번 홀에서 버디 퍼팅을 하고도 1 벌타를 받아 파(PAR)로 기록됐다. 버디 퍼팅한 볼이 홀에 떨어지는 것을 너무 오래 기다렸기 때문이다.
김시우는 그린 밖 짧은 풀에서 약 10m 거리의 버디 퍼트를 했다. 홀에 들어갈 것 같던 볼이 홀 바로 앞에서 멈췄다. 김시우는 캐디 및 동반 경기자인 맷 쿠차 등과 한동안 볼을 지켜봤다. 결국 볼은 홀에 떨어졌고 갤러리들은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경기위원이 찾아와 3번 홀에 1 벌타를 부과하고 기록을 파로 정정했다. 골프규칙 13-3에 따르면 선수는 볼이 홀 가장자리에 있을 경우 이동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10 초를 기다릴 수 있다. 10초가 넘으면 벌타를 받게 된다. 김시우는 약 55초를 기다렸다.
LPGA 투어 'KIA 클래식'에서 늑장 플레이한 재미교포 노예림, 1100만 원 벌금 물어.
재미교포 선수 노예림(19)이 LPGA 투어 'KIA 클래식'에서 늑장 플레이를 한 탓에 1000만 원이 훌쩍 넘는 벌금을 내야 했다. 미국 매체 골프위크는 3월 31일(한국시간) “노예림이 지난주 열린 KIA 클래식 3라운드 때 10번 홀과 12번 홀에서 정해진 시간을 넘겨 벌금 1만 달러(약 1100만 원)를 부과받았다”라고 보도했다.
KIA 클래식 당시 경기위원이 경기 속도가 느린 노예림을 따라다니며 확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빠른 진행을 위해 마련된 늑장 플레이 벌금은 원래 1회당 2500달러지만 노예림은 2020년에도 관련 벌금을 낸 적이 있어 올해는 두 배로 늘었다.
새 캐디와 호흡을 맞춘 데다 2라운드 때 샷이 흔들려 고전했던 노예림은 3라운드 그린 주변 어프로치 샷에 평소보다 공을 들이다 결국 많은 벌금을 물게 됐다. 노예림은 “분명히 내 잘못이기에 항의할 수 없다”며 “다시는 이런 실수를 해서는 안 되겠다는 교훈을 얻었다”라고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노예림은 이 대회에서 4,247달러를 상금으로 받았다. 결국 상금보다 두 배가 훨씬 넘는 벌금을 내는 꼴이 됐다. 늑장 플레이 결과치 곤 호된 시련이다.
WGC '델 매치플레이' 조별 리그 최종전서 컨시드 받지 않고 볼 집어 든 더스틴 존슨.
남자 골프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이 경기에도 지고 체면도 구겼다. 존슨은 3월 27일(한국시간) 월드 골프 챔피언십(WGC) '델 매치플레이'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미국 교포 케빈 나(한국 이름 나상욱)에 져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2017년 이 대회 챔피언인 존슨은 케빈 나의 일격에 4년 만의 정상 탈환 야망을 일찌감치 접어야 했다. 존슨은 또 케빈 나의 경기에서 매너를 지키지 않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11번 홀(파3)에서 존슨은 3m 남짓 버디 퍼트가 홀을 돌아 나오자 그대로 볼을 집어 들고 그린 밖으로 걸어 나갔다. 남은 파퍼 트는 30㎝ 거리에 불과했기에 당연히 컨시드를 받을 것으로 생각하고 한 행동이었다.
문제는 너무 빨리 볼을 집어 올리는 바람에 케빈 나가 컨시드를 준다는 의사를 표명할 틈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상대 선수가 컨시드를 주지도 않았는데 볼을 집어 올린 셈이었다. 케빈 나는 그린을 벗어나는 존슨에게 “내가 컨시드를 준다고 말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쏘아붙였다. 케빈 나의 쓴소리는 그린 옆에 설치된 마이크를 통해 전파를 탔다.
존슨은 곧바로 케빈 나에게 사과하고 케빈 나는 경기위원에게 컨시드를 줬다고 확인하면서 상황은 마무리됐다. 이 사건은 2019년 이 대회 8강전에서 벌어진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와 맷 쿠차(미국)가 벌인 컨시드 논란을 되새겨보게 했다. 당시 가르시아는 7번 홀 2m 거리에서 파 퍼트 한 볼이 빗나가자 곧바로 홀 10m 거리에서 퍼터 헤드 뒷면으로 툭 친 보기 퍼트마저 들어가지 않았다. 당연히 컨시드를 주리라 예상하고 저지른 행동이었다.
그런데 쿠차는 경기위원을 불러 컨시드를 준 적이 없다고 밝혀 가르시아는 결국 7번 홀을 잃었다. 상대에게 컨시드 의사를 물어보지도 않은 가르시아의 행동도 문제였지만, 쿠차의 대치 눈총을 받았다.
쿠차가 “컨시드를 주려고 했는데 가르시아가 먼저 볼을 쳐버려서 어쩔 수 없었다”라고 말하자 경기위원이 “정 그렇다면 다음 홀을 양보하는 방법도 있다”라고 알려줬지만, 쿠차는 끝내 양보하지 않았다. 이와 달리 존슨과 케빈 나는 잠깐의 논란을 훈훈하게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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