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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뮤지션이 들려주는 역경과 고난 그리고 축복.에릭 클랩튼 기타의 신 리뷰

by dramagods99 2020.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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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뮤지션이 들려주는 역경과 고난 그리고 축복.에릭 클랩튼 기타의 신 리뷰



로큰롤 명예의 전당 최초 3번 연속 입성, 그래미 어워드 총 18번 수상, 롤링스톤지 선정 가장 위대한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튼의 삶은 말 그대로 화려하고 눈이 부셨다고 말할 수 있다. ‘기타의 신’이라고 불리는 그는 어쩌면 천국과 가장 가까운 뮤지션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삶이 지옥에 가까웠다 말한다. <에릭 클랩튼: 기타의 신>은 고난과 역경이 가득했던 한 뮤지션의 이야기를 다룬다.

에릭 클랩튼은 말이 필요 없는 최고의 뮤지션 중 한 명이다. 블루스에 기반을 둔 그의 음악은 사이키델릭, 하드록, 레게, 컨트리, 재즈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시도를 보여줬고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유일한 3중 헌액자이기도 하다. 이 점이 대단한 건 솔로 자격, 야드버즈 멤버 자격, 크림 멤버 자격으로 헌액되었다는 점이다. 즉, 그는 솔로로도 밴드로도 최고의 뮤지션이라는 소리다.


하지만 그의 삶은 세 가지 고난과 역경으로 심하게 망가졌다. 첫 번째는 출생이다. 에릭은 부모에게 사랑받고 자라던 아이였다. 그 사랑에 혼란을 겪게 된 건 부모가 알고 보니 조부모였고 누나로 알고 있던 이가 어머니였던 것이다. 어머니는 한 번도 에릭에게 어머니라고 부르는 걸 허락하지 않았다. 왕래가 없다면 모를까 캐나다에서 영국의 집으로 찾아온 어머니는 에릭을 냉대했다.

사랑을 받지 못한 에릭은 자신의 사랑마저 이룰 수 없었다. 두 번째 고난은 사랑이다. 밴드 크림으로 미국 전역을 열광으로 몰아넣었던 에릭은 비틀즈의 조지 해리슨과 친분이 있었다. 단순한 친분이면 모르겠지만 하필 그의 눈은 조지의 아내 패티 보이드를 향했다. 당시 조지는 힌두교에 빠져 가정을 등한시 했고 같은 비틀즈 멤버 링고 스타의 아내 모린 콕스와 바람을 피기도 했다.

이에 에릭은 자신의 사랑과 패티의 행복을 이유로 적극적인 구애를 펼친다. 두 톱스타의 사랑을 받던 패티는 모험을 꺼려했고 이에 에릭은 실의에 빠진다. 그는 한 번도 사랑을 받아본 적 없기에 그 빈 공간을 다른 무언가로 채우고자 했다. 음악에 몰두했던 건 그런 이유이다. 그는 매너리즘에 빠지거나 대중에 따르길 원하지 않았다. 더 발전하고 새로운 걸 원했던 그 성향은 음악에 대한 중독이라 볼 수 있다.

그래서 잘 나가던 야드버즈를 떠났고 영국 블루스의 거장 존 메이욜과 블루스 브레이커스를 결성했다. 최고의 연주 실력을 가진 잭 브루스(베이스), 진저 베이커(드럼)와 팀을 이룬 슈퍼밴드 크림 역시, 크림의 성공 이후 자신의 음악세계를 더 발전시키기 위해 블라인드 페이스와 데릭 앤 더 도미노스를 만든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아쉽게도 이런 중독은 나쁜 방향으로 빠지게 된다.

세 번째 고난은 마약과 알코올 중독이다. 사랑을 받지도 원하는 이에게 주지도 못했던 그는 무대 아래에서의 공허함과 채워지지 않는 음악에 대한 갈증을 메꾸기 위해 마약에 중독된다. 그는 이를 바꾸기 위해 알코올에 손을 댄다. 당시 술이 위험하다는 인식이 부족했고 술을 마시고 무대에 오른 에릭은 투어를 망치며 이미지는 최악으로 치닫는다. 특히 블루스를 사랑하는 그가 유색인종과 흑인들에게 비판을 가한 사건은 스스로를 실망시키는 계기가 된다.

에릭은 무조건 강해져야 했다. 천국이 아닌 지옥에 가까운 인간이었기에 온갖 고난과 역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혼신을 다해야 했다. 그가 지은 노래 ‘Tears in Heaven'의 울림은 깊은 감동을 준다. 아들의 죽음을 슬퍼하며 작곡한 이 노래의 가사 중 ’난 강인하게 삶을 계속 살아 가야겠어 / 난 이 천국에 남아 있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라는 부분은 그가 얼마나 힘겨운 삶을 살았는지, 천국을 꿈꿀 수 없을 만큼 지옥 같은 일만 겪어왔음을 보여준다.

<에릭 클랩튼: 기타의 신>은 음악에 있어서 하늘 위의 신과 같았던 뮤지션이 지옥과 같은 인생을 견뎌내야 했던 순간들을 보여주며 깊은 감동을 전한다. <휘트니>, <에이미> 등의 뮤지션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무대 위의 화려한 삶과 상반된 고독과 상실로 망가진 삶을 조명하며 깊은 슬픔을 주었다면 이 작품은 그런 고난 속에서 강해지고자 노력했던 한 인간의 모습을 통해 삶이 지닌 가치와 기적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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