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역사상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퓨디파이
2010년 4월 29일, 스웨덴의 스무 살 청년 페릭스 셸베리는 퓨디파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다.
2013년, 퓨디파이 채널은 구독자 수 1000만 명을 돌파하면서 유튜브 역사상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하게 되었다.
채널은 계속 발전했다. 2014년에 가장 많은 사람이 시청한 채널이 되었고, 2016년 10월에는 구독자 수 4900만 명, 누적 조회 수 135억에 육박하는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
이해에 퓨디파이, 즉 셸베리는 <타임>의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었다.
대체 퓨디파이 채널이란 게 뭘까?
이 채널에는 혼자 게임을 하면서 마치 스포츠 캐스터처럼 상황을 중계하고 재치 있게 소개하는 영상이 업로드된다.
보통 짧게는 3분, 길게는 25분짜리 영상이 올라온다. 퓨디파이에서 Pew는 총알이 날아가는 소리, Die는 죽음, Pie는 파벌이나 그룹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퓨디파이란 말 그대로 '총 맞아 죽은 파'라는 의미다.
재기 발랄한 이름처럼 업로드되는 영상들은 모두 게임 마니아들의 신경을 자극하고 신나게 만든다.
셸베리는 게임 기술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매우 유머러스하며 다양한 의성어와 감탄사를 적절히 섞어서 재미있게 말할 줄 아는 사람이다.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라도 그가 게임하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웃음이 터진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게임하는 것을 보여 줘서 밥벌이가 될까? 현재 셸베리는 퓨디파이 채널을 운영해서 1년에 1200만 달러를 벌고 있다.
스물여섯 살 청년이 게임을 하여 보여 주고 버는 돈이 이 정도다.
감이 오지 않는다면, NBA 평균 연봉이 800만 달러, 메이저리그 평균 연봉이 430만 달러라는 것을 참고하면 충분히 이해가 된다.
인터넷 스타를 위한 기획사인 MCN 기업, 메이크 스튜디오는 퓨디파이 채널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알아보고 셸베리와 계약했다.
이후 그들은 무려 400만 달러에 달하는 광고를 유치해 많은 돈을 벌었다.
2014년 퓨디파이가 유튜브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시청한 채널이 되자 더 큰 투자자가 나타났다. 바로 디즈니였다.
디즈니는 오로지 퓨디파이 채널만 보고 10억 달러라는 막대한 자금을 들여 메이크 스튜디오를 인수했다.
미키마우스와 한솥밥을 먹게 된 셸베리는 이 과정에서 1억 달러의 인센티브를 챙겼다.
인터넷에서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고 하지만 셸베리야 말로 '인터넷 히어로'가 아닐까?
아직 서른도 되지 않은 그는 어떻게 이처럼 대단한 사업 아이템을 생각해 냈을까.
참으로 아이러니한 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사실 그는 무엇을 어떻게 해서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자기가 하는 일이 사업이라고 여긴 적도 없으며 애초에 돈 계산을 하지도 않았다. 그는 그저 놀고 싶었고 게임을 좋아했을 뿐이다.
열여덟 살에 스웨덴 과학기술대학에 입학한 그는 2학년 때 처음 게임 채널을 개설했다.
자신의 스웨덴 이름을 그대로 딴 '펠릭스 아르비드 울프 셸베리 채널'이었다.
3학년 때 학업을 포기한 그는 아이디를 재미있고 기억하기 좋은 퓨디파이로 바꾸고 본격적으로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인구가 1000만 명 정도인 스웨덴은 인터넷 세계에서 작은 연못에 불과하다.
그래서 셸베리는 영어로 말하는 영상을 올려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채널을 운영하기로 했다.
그때만 해도 그는 자신을 인터넷이라는 커다란 바다에 사는 작은 물고기 한 마리 정도로 생각했다.
"유튜브 영상으로 유명해진 사람이 있기는 했지만 게임 영상으로 유명해졌다는 이야기는 들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영상을 올려서 큰돈을 벌 수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았어요. 학교를 그만둔 것도 유튜브로 돈을 벌거나 이 일을 직업으로 삼으려는 의도가 아니었어요.
나는 그냥 게임하는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 주는 일이 좋았습니다."
실제로 초창기에는 성능 좋은 컴퓨터 한 대 살 돈이 없었다. 당시 그는 핫도그 차를 끌고 다니며 생활비를 벌었고 그 돈으로 영상을 올렸다.
촬영, 편집 등 모든 일을 혼자서 했으며 메이크업이나 특수효과도 당연히 없었다.
영상의 모든 내용은 게임을 하면서 벌어지는 상황과 그에 대한 실시간 반응일 뿐 각본 따위는 없었다.
셸베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렇게 혼자서 제작하여 이미 3200편이 넘는 영상을 올렸다.
3일에 두 개씩 올린 꼴이다.
그야말로 저비용 고소득 사업으로, 그는 오로지 재능만으로 1년에 1200만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그는 타인을 돕는 데도 관심이 많다. 지금까지 아동 노동자를 구하는 세이브 더 칠드런에 100만 달러를, 개발도상국에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채리티 워터에 48만 달러를 기부했다.
그가 이렇게 짧은 시간에 많은 돈을 번 것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생산적이지 않다거나 팔자가 좋다는 등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은 아마도 인터넷 시대의 빠른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했거나, 알아차렸더라도 거부한 사람들일 것이다.
그래서 한 젊은이가 게임으로 다른 사람이 평생 일해도 벌지 못할 돈을 버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셸베리의 부모조차 아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
그들은 "하루 종일 집에 틀어박혀서 컴퓨터 게임이나 하고 있으니, 원?" "재가 나중에 밥은 먹고 살까?" 같은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존 레논이 고모에게 선물한 금목걸이에는 그녀가 어린 존에게 자주 했던 말이 새겨져 있다.
"세상에 기타 쳐서 밥 먹고 사는 사람은 없단다."
부모님은 셸베리에게 꿈을 좇는 것은 자유지만 그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고 가르쳤다.
간단하게 말해서 꿈을 좇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지 말고 직접 돈을 벌어야 한다는 의미였다.
셸베리는 외부의 비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세상 사람들은 내가 버는 돈에 대해 나보다 더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나는 지금 아주 행복합니다. 돈이 없을 때도 행복했죠.
단지 차이가 있다면 집세를 내지 못할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내 영상을 보고, 나를 응원하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할 일이죠.
나는 즐겁게 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즐겁게 일할 거예요."
시대가 변했을까?
아니, 시대는 언제나 '변화하는 중'이었다. 그렇다면 당신은 시대를 바꾸는 사람인가 아니면 시대에 의해 변화되기를 기다리는 사람인가.
어느새 눈앞까지 와 있는 변화의 물결을 마주했을 때 어쩌면 그것이 낯설고, 제어하기 힘들며, 심지어 우스워 보일 수도 있다.
퓨디파이가 그러한 변화의 물결의 전형적인 예다.
문제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해서 공포를 느끼며 거부하는가, 아니면 조금 두렵더라도 그 앞에 서는 가이다.
03) 김청석의 생각 /<끝난 사람> 우치다테 마키코 지음
또 한 사람의 정년퇴직자 이야기다.
우치다케 마키코가 쓴 <끝난 사람>이라는 소설의 주인공 다시로 소스케의 실제 이야기다.
이 소설은 소스케의 성공적인 제1 인생을 말한 것이 아니고 정년퇴직 후의 삶과 그의 고뇌에 대해 사실적으로 그려놓았다.
도호우 지방 출신인 소스케는 도쿄대 법학부를 졸업하고 대형은행에 입사했다.
일류 대학 졸업에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한 덕에 승승장구하여 임원 진급을 눈앞에 두었다.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은행의 임원이 되려면 실력, 운 그리고 배경이라는 삼박자가 고루 갖추어져야 한다.
그는 배경의 힘에 밀려 탈락하고 자회사로 좌천되었다.
하지만 천성이 일벌레인 소스케는 열심히 일해 전무까지는 올랐지만 대망의 사장은 되지 못하고 정년을 맞았다.
평생 일밖에 몰랐던 그였기에 취미나 친구나 다른 어떤 놀이거리가 있을 리가 만무했다.
회사 다닐 때 퇴직을 염두에 두지 않고 오직 일만 했던 사람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다.
유일한 친구인 아내도 그가 퇴직할 무렵 미용 기술을 배워 직장에 출근한 터라 집에서 혼자 밥 먹으며 무료한 시간을 축내고 있었다.
그런 시간이 몇 개월 흐르자 소스케는 점점 자신이 죽어가고 있다고 느껴졌다. 매사 자신이 없고 건강까지 나빠지기 시작했다.
보다 못한 아내가 문화센터에 등록해 뭔가를 배우며 시간을 때워보라고 권해 그는 문화센터에 나갔다.
그곳에서 비록 짝사랑에 그치긴 했지만 한 아름다운 여성도 만나 즐거운 시간도 갖고 아래층 헬스에서 운동도 하면서 서서히 자신감을 회복하게 되었다.
이때 소스케는 헬스장에서 잘 생긴 40대 초반의 벤처 사업가를 만나게 되는 데 이 인연이 그를 운명의 나락으로 떨어뜨리게 만든다.
다음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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