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에 관한 질병 중 전암(前癌) 상태, 즉 위암의 전 단계 병변으로 밝혀진 것으로는 만성 위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腸上皮化性)이 있다.
위축성 위염이란?
위축성 위염이란 위점막의 주요 부분이 얇아진 상태에서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20대부터 나타나기 시작하는 점막의 위축 현상은 일종의 연령적인 변화로, 40대에 접어들면 대다수의 사람들에게서 나타난다.
위축성 위염이 진행되면 위점막에 장점막과 비슷한 세포가 나타나는데, 이런 상태를 장상피화생이라고 부른다. 대부분의 위암은 장상피화생을 토대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정상 점막→ 장상피화생→ 위암의 발생이라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여기에는 오랜 기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이 위암은 하루아침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므로, 정기적인 검진도 중요하지만 자가진단도 철저히 해야 한다.
스트레스도 위암 발생의 원인이 된다.
스트레스를 그때그때 발산하지 않고 안으로 삭이는 사람, 내성적인 사람, 화를 잘 안 내는 사람의 위암 발생률이 높다는 통계가 있다.
이와 같은 사실로 미루어 볼 때, 스트레스가 직접적인 발암의 원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간접 역할을 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와 호르몬 분비를 맡아보는 시상하부(視上下部)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콩팥 위에 있는 부신(副腎)에 스트레스 대처 호르몬을 분비하게 명령한다.
이 호르몬은 혈압과 맥박수, 호흡수를 올려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며, 근육에 많은 혈액을 공급하는 반면, 다른 내장으로의 혈액 공급은 줄인다. 이때 특히 감정상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위장은 그 운동을 멈추고 소화액 분비도 줄어든다. 게다가 면역체계 최전방에서 암세포 발생을 감시하는 자연 살해 세포의 수가 줄고 기능도 약화되므로, 위암 발생에 거의 무방비 상태가 되는 것이다.
위암의 예방을 위해서는 스트레스에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한 생활태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유전적 요인과 위암.
위암 환자의 직계가족에게 위암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은 보통 사람에 비해 2~3배가 높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그리고 위암 환자가 특히 많이 발생하는 집안이 있는 것을 보면, 위암 발생의 원인으로 유전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프랑스의 나폴레옹 집안은 위암 환자가 많이 발생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6명의 가족이 위암으로 사망하였다. 또 한 집안을 7대에 걸쳐 추적 조사한 결과, 12명이나 되는 사람이 위암에 걸린 예도 있다. 같은 음식, 같은 생활습관 등 공통된 환경적 요인의 탓으로 생각할 수도 있으나, 한 가족 중 여러 명이 위암에 걸렸을 경우에는 유전적 원인의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단 이런 경우 위암 자체가 유전되는 것이 아니라 위암의 발생인자 중 어느 한 부분이 유전되는 것이라는 것이 통설이었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에서 뉴질랜드, 영국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위암의 유전자가 발견됨으로써 이런 인식도 바뀌고 있다. 서울대병원 암연구소에서 유전성 위암으로 의심되어 한국 유전성 종양 등록소에 접수된 9 가족 중 직계가족 내에 4명의 위암 환자가 발생한 두 가족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위암의 유전자를 찾아낸 것이다.
여기서 밝혀진 위암의 유전자는 세포와 세포 사이를 단단히 결합시키는 단백질(E-cadherin)의 합성을 지시하는 유전자가 비정상적으로 돌연변이를 일으킨 것으로, 이 유전자가 있을 경우 위암에 걸릴 확률이 70~80%에 달해 정상인보다도 위암의 발생률이 수십 배나 높다. 유전성 위암이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은 2분의 1이고 30~40대의 젊은 연령에 발생하며, 환경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보통의 위암과는 달리 유전자의 잘못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위암 환자의 3분의 1 이상이 A형.
한 통계에 의하면, 위암 환자의 약 3분의 1 이상이 A형이라고 한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A형의 혈액형을 가진 사람은 대개 외곬으로, 내성적이고 신중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정신적 갈등이 있을 때 그것을 밖으로 내색하지 않고 속으로 삭이는 경향이 있다. 그와 같은 성격이 위암의 발생과 관련이 있지 않은가 하는 것이 일부 의학자들의 의견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우리나라 인구 중 A형의 혈액형을 가진 사람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암환자 역시 A형이 많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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